2008. 12. 18. 09:57

디자이너 쟌의 DIY 셀프 헤어컷.

어제 쑤님께서 숱가위를 빌려주셔서 어젯밤 샤워 전에 머리를 자랐습니다. 헤어숍 가기는 왠지 돈 아깝고, DIY를 좋아하는 저로서 셀프 샤기 헤어컷을 시도하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숱가위는 깔끔하게 절단 시 칼날과 접한 50%의 머리카락이 잘리는 가위입니다. 사실, 숱가위를 들고 머리 전체를 골고루 잘라주기만 해도 숱이 쳐집니다. 확률이 정규분포로 이루어질 경우... 아니면 뭥미 언벨런스 컷...ㄷㄷㄷ

출처: http://taste.luel.elle.co.kr/tag/숱 가위

머리카락 날릴까봐 머리를 물에 헹구고 시작했더니 뭉쳐서 떨어지는 것은 좋은데 잘 안 잘립니다. 가위의 접합부가 여물지 않은 탓도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씩 집어주면서 잘라야했는데 거울 보면서 혼자 자르려니 애로사항이 활짝 꽃피었습니다.

작업은 한 시간 가량 지속되었습니다. 한 손으로 잘린 머리를 훔쳐서 가져온 종이 위에 수시로 올려놨지만 욕실 바닥은 초겨울 숲 속의 낙옆들처럼 머리카락들이 소복이 쌓였습니다.

뒷 머리 숱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거울로 보기도 힘들고 팔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잘라야했기 때문에 팔도 아파왔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묘책은 허리를 숙여 뒷머리가 아래로 떨어지게 한 다음 조금씩 움켜쥐며 잘랐습니다. 전체적인 발런스를 위해 손으로 집어보며 숱 양을 체크했습니다.

오늘 아침 회사에 도착해서 사람들의 반응을 들어보니 "훨씬 깔끔해졌다.(저는 4개월 째 머리를 안 깍고 있었습니다.)", "꽤 나쁘지 않다."라는 비교적 긍적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 이제, 지속적인 DIY 헤어컷을 할 수 있는, 6만원대 이태리제 <키에페 14.5cm 티닝 가위> 지르기에 힘을 실어주는군요.

살까나?

p.s. 이번 DIY 헤어컷으로 지출하지 않게된 5천원은 인도네시아 어린이 구제(NGO 후원)에 쓰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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