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6. 14:27

피아니스트와 바흐, 알프레드 브렌델 인터뷰, 런던 1976

지난 크리스마스, 저의 직속 상사이신 비트손님의 하사품이 바로 이 알프레드 브렌델의 바흐 앨범입니다. 흐흐흐, 클래식은 브렌델 연주곡이 아니면 잘 안듣게 되네요. ㅎㅎㅎ 앨범에 수록된 곡은 다음과 같습니다.

BACH ITALIAN CONCERTO BWV 971
CHROMATIC FANTASIA AND FUGUE BWV 903
FANTASIA AND FUGUE IN A MINOR, BWV 904
PRELUDE (FANTASIA) IN A MINOR, BWV 922
2 CHORALE PRELUDES, BWV 639 & 659

Recorded: Walthamstow Assembly Hall, London, 27 May 1976

http://www.iclassics.com/images/local/300/65009E.jpg

앨범 자켓 안에는 알프레드 브렌델과의 인터뷰 내용이 담겨져 있는데, 수입만 할 뿐 다른 서비스는 없나봅니다. 보통 번역과 음악 비평가들의 코멘터리 같은게 첨부되어 있는데 말이죠. 영문 인터뷰와 듣보잡 유럽어, 독어로 번역되어 있는데 그나마 할 줄 아는 영문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음악하시는 교양있는 분들이 늘 그러하듯 어려운 단어들을 많이 쓰셔서 전문(全文) 번역은 힘들 것 같습니다. 앞부분 세 질문의 답을 들어볼까요? (뒷질문은 좀 깊게 들어가는 질문들 입니다.)

THE PIANIST AND BACH
Alfred Brendel interviewed by Terry Snow

- 수 년 간, 연주회에서 바흐의 작품을 연주하는 것을 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 생각을 바꾸셨나요?

전문 음악가가 고전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비교적 최근의 성과입니다. 전쟁 전 때에는 종종 그 성취력과 전문적 응용에 대해 감탄을 하면서 청취를 하곤 했으나, 문제는 어떻게 저런 연주를 할 수 있는지의 자신에 대한 설득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스타일로 바흐를 연주했던 에드윈 피셔를 연구했던 것인데, 나는 그 울타리 안을 못 벗어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흐를 나만의 색깔로 연주할 수 있게 될 때야 비로소 '그 생각이 바뀌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 그 말은 전통적(historical) 연주가 아니라는 뜻입니까?

그 전에도 온전히 전통적 연주를 이룬적은 없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바흐의 많은 작품들은 몬테베르디나 도메니코 스칼라티, 라미우, 코펠린의 작품들 보다 그 시대의 악기들에 의존적이지 않습니다. 저는, 전통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이 공존하는 바흐 연주가 가능하고, 또 그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바흐의 건반 연주 음악이 가지는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무엇보다도, 피아노의 소리는 현대 강당에 적합합니다(고전 악기는 그렇지 못하죠). 바흐 연주는 고전 악기로 연주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평가는 그 연주를 듣기 위해 바로크 대리석 강당에 가거나 집에서 녹음된 것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바흐는 살아있는 연주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평가들 덕분에 피아노 공연에서 바흐의 음악은 거의 빠져있습니다. 그리하여 많은 피아니스트들로, 조금 과장되게 말하자면, 다음 합성(polyphonically) 연주 능력을 잃어버리게 하고, 푸가*와 같은 밀집된 대위법 구조의 독주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쟌나비주: 푸가는 단순한 음조로 시작하여 다른 음색나 약간 변조 된 악기음이 뒤따르는 음악 양식입니다. 
A fugue is a piece of music that begins with a simple tune which is then repeated by other voices or instrumental parts with small variations. (동아 프라임 영한사전)

바흐의 건반 음악들은 잠재된 가능성들로 넘쳐납니다. 어떤 곡은 무슨 건반 악기로 연주되어야 할 지 쉽게 결정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면, 내림 A의 '판타지와 푸가'는 오르간 연주의 특색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바흐의 건반 작곡 작품 중에는 전형적으로, 건반으로 다양한 악기, 음색, 열변, 강약 등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는 관현악, 협주곡, 독창곡들이 많습니다. 그것은 마치 3차원의 것을 2차원으로 축소한 것과 같습니다. 어떻게 2차원적인 것으로 만족할 수 있겠습니까? 왜냐하면 건반 연주가는 파트너와 상의를 거치지 않고도 전 연주를 숙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색감과 강약법에 보다 민감해진 현대 피아노에 힘입어 3차원적인 음악을 복원하는데 힘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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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사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1970년대에 저런 발언을 하시다니 왠지 좌파(진보) 같네요. ㅋㅋㅋ 물론, 외국에서는, 좌파를 매도하는 음악 정치 행태는 우리나라보다 덜 하겠지만요.

ps. 자켓 마지막에 써있는 생산지. Made in the 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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