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01 11:43

강의석의 군대 폐지... 이데올로기 대립, 그리고 영화 테이큰.

제목은 거창하지만 내용은 간단하다. 기성 세대에서 당연시 요구되던 것들이, 정보화시대의 가속화와 더불어 사회, 경제, 문화들이 급격히 바뀌면서 요즘 세대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6.25 전쟁 세대들은 살면서 이루어낸 모든 것이 전쟁으로 너무나도 손쉽게 앗아갈 수 있다는 것을 두 눈으로 보았거나 어렸을 적부터 들어왔다. 따라서 군대란 적어도 내 목숨을 지켜주기 위한 생명과도 같은 조직이고, 어려운 상황에서 제 목숨을 내놓고 뛰어드는 UN군이 그 어떤 은혜보다 감사했다.

하지만 지금 세대는 자란 환경이 너무나도 다르다. 어렸을 적부터 공부만 잘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IMF을 겪어보니 돈 없음의 설움을 느꼈고, 부동산 뻥튀기가 실현되는 우리나라에서 목돈이 생명과도 같게 느껴진다.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전쟁은 너무나도 동 떨어진 이야기다.

얼마전, 동생과 나는 사소한 일로 입씨름을 한 적이 있다. 동생이 매 번 가스레인지의 벨브를 안 잠그고 다닌것을 보고 내가 뭐라고 했었다. 동생은 '가스가 셀 일은 거의 없는데 궂이 또 쓸 것을 잠그고 다녀야 되는가?'였고, 나는 '만에 하나 사고가 나면 그런 작은 수고로움을 충분히 덮을 만큼 큰 손해를 입는다'는 생각이었다.

군대 옹호론자들은 그런 만에 하나를 위한 '만반의 대비책'으로 군대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군대 폐지론자들은 '그런 일은 발생되지 않을 뿐더러 발생되더라도 금방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안전 불감증의 기준이 어디까지 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직까지 힘으로 뭔가 해보려는 인간들이 있는 한 군대는 필요하지 않을까? 비록 작은 힘이겠지만 그런 힘이라도 없으면 국제사회에서 개 무시는 피할 수 없다. 일본이 패전하고 군대 해산을 이행해야 했을 때 자위대라도 조직해야 했던 것이 그런 이유일 것이다.


이런 논쟁을 영화한 것이 있다. 직접적으로 '군대 폐지'에 관한 것은 아니지만 안전 불감증에 대한 영화다. 바로 'Taken'. 아버지는 사회를 아주 위험한 곳이라 정의 내리고, 딸은 '별일이야 있겠냐'라고 한다. 대부분이 그 딸처럼 생각한다. 딸 아이는 영화 제목처럼 인신매매범에게 납치된다.


그 아버지처럼 안전에 대해 너무 노심초사한다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하겠지만, 안전 위협이 현실 속에서 엄연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우리에게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나는 생각하는게 너무 보수적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용기가 없어 아무도 나서지 않는 군대 폐지 운동을 내가 먼저 하겠다'라는 강의석이 왠지, 군대 갈 나이가 되니 가기는 싫고, 누군가가 자신을 억제한다는 느낌을 받는데, 온 사회가 암묵적으로 묵인한다는 배신적인 느낌에 그런 자기 보여주기 식 '쇼'를 하는 것 같다.

사실 군 병력의 양적 축소는 국방부 쪽에서도 계획하고 있는 부분이다. 지금 시행되고 있는 군복무 단축도 그런 일환이다. 그리고 장기복무병사(?)같은 소극적 모병제도 실시하고 있다. 사회 경제 흐름에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젊은이들을 군대에서 2년동안 보내라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해다. 단지, 그런 군 문화에는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모든 젊은이들이 의무적으로 군대에 가지 않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

군 내부적으로 생각의 변화가 있고, 그 변화도 가시적으로 전개되는데, 단지 자신이 군대가기 싫다고 나서서 폐지를 외치는 것은 성숙되지 못한 자세같다. 꼭 군대가기 싫다고 외치는 게 아니라도 상황이 그런 것 같아 보인다. 반성하라.
Trackback 2 Comment 12
  1. BlogIcon spponge 2008.10.01 16: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잘 읽었습니다.
    평화가 찾아와야 군대를 해산할 것인가, 군대가 없어져야 평화가 찾아 올 것인가 하는 문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캐캐묵은 문제와 다름없어 보입니다만. 현실적으론 인류가 존재하는 한 군대의 힘이란건 필수 불가결한 요소인 듯 합니다.
    내 집에 도둑 걱정 하지 않고 살게 될 날이 오는 것을 소망하고 경찰이 우리 동네 잘 지켜주길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것 처럼 말이죠.

    • BlogIcon 쟌나비 2008.10.01 18:19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죠.. 사실 집에 도둑 맞는 경우는 뉴스에 노출되는 양에 비해 아주 드뭅니다. 하지만 한번 도둑이 들게되면 문 안 잠그고 나오는 자식을 다그치는 아버지의 이마에 힘즐이 '불끈' 솟아나오게 되죠.
      우리나라는 그렇게 도둑 맞듯이 6.25를 맞았습니다. 초반에 개 털렸죠. 탈냉전에, 남북화합... 글쎄요, 그래도 사실 대문, 방문, 창문을 활짝 열어놓기가 꺼림칙하죠.

  2. BlogIcon 단군 2008.10.01 16:56 address edit & del reply

    개념글이군요...우물가서 쥬스 달라는 것과 다른점이 무언지 상당히 궁금하더군요...그리고, 위엣분도 적절한 비유를 하신것같은 생각이 드는군요...전 개인적으로는 어서빨리 전면 직업 군인제가 도입되었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만 이것도 시간이 좀더 걸려야 하리라고 봅니다...저 놈들 반성해야지요, 철부지 같으니라고...

    • BlogIcon 쟌나비 2008.10.01 18:26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도 전쟁나면 예비군 편성되기 전에 외국으로 도망가고 싶은, 애국심이 부족한 사람 중 한명이지만, 그래도 머리로는 개인의 자유보다는 국가의 자유가 우선시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국가 개념을 없애고 치안 유지를 위한 '지구 수호 무력 단체'를 만드는 거지요. 목적은 테러.폭동 진압 그리고 외계인(?) 침략 방어ㅎㅎ 그러면 한 곳에 전쟁이 날 때 도망가도 국가 개념이 없기에 매국놈이란 비난은 피할 수 있겠죠.

  3. BlogIcon 베이(BAY) 2008.10.01 20: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징병제 폐지와 모병제 도입을 찬성합니다. 군축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머릿수만으로 군 전력 평가가 어려운 것은 군 수뇌부들도 다 아는 사실인데... 군인 숫자가 줄어 부대수가 줄어들면 스타를 다는 일이 전보다 어려워져서 군 장성들이나 간부들이 군축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답니다. 실제로 예비군제도를 폐지해도 많은 예비군사단들이 없어지면 그만큼 사단장(소장이나 준장급)의 숫자가 줄어드니 인사적체가 장난이 아니겠지요.

    무조건 그들한테 니 밥그릇 챙기는게 장떙이냐고 욕할수는 없습니다. 갑작스런 변화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시간을 두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데, 이를 민감하다고 묻고 묻고 넘기고 하는게 더 경계할 일이라고 봅니다. 군 내부에서도 차츰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군요.

    • BlogIcon 쟌나비 2008.10.02 09:36 신고 address edit & del

      제가 생각하지 못한 측면이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

  4. BlogIcon 냉면개시 2008.10.02 13:5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 그냥 걔 표정이 싫어요~ 뭔가 의도가 느껴지는 표정이.

  5. BlogIcon cozydev 2008.10.02 15: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공감가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 BlogIcon 쟌나비 2008.10.02 16:03 신고 address edit & del

      제 어설픈 글이 공감가셨다니 다행이네요. ;-)

  6. BlogIcon 마래바 2008.10.04 08: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군대가 없어지는 세상은 누구나 바라는 이상이겠지요.. 그러나 이상으로 끝날 겁니다.
    세상엔 인간이 존재하는 한 절대 전쟁은 없어지지 않을 거라 확신하거든요..
    물론 강제로 군대 징집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반대입장입니다.
    지원제도가 도입되어야 겠지만, 아직까지는 시기 상조구요.

    그리고 강군, 흠... 개인적으로는 튀려는 행동 외에 다른 것이 보이질 않네요.
    뒷얘기가 진실인지는 모르겠으나, 그의 행적을 주욱 보면 그런 느낌이 강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