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09.02.06 블레임 광고 문구를 통해 본 주입식 마케팅
  2. 2008.11.19 다크나이트 캐릭터를 브라우저에 비유해 보자! (1/4) (2)
  3. 2008.11.14 영화 지구, 인간 vs 동물 혹은 귀족 vs 서민 (6)
  4. 2008.11.07 한 남자의 과격한 슬픔 극복 프로젝트 - 퀀텀 오브 솔러스(약한 스포일러성 내포) (6)
  5. 2008.10.01 강의석의 군대 폐지... 이데올로기 대립, 그리고 영화 테이큰. (12)
  6. 2008.09.16 신기전(神機箭)의 놓치기 쉬운 명대사 (스포일러)
2009. 2. 6. 16:35

블레임 광고 문구를 통해 본 주입식 마케팅

어제 밤 퇴근길 버스 안에서 영화 광고 전단지를 보게 되었다.

지금 당신이 살아있음에 감사하라!

블레임(blame)이라는 영화 홍보였다.


영화에 대한 포스팅은 아니고... 요즘 따라 '뭐뭐 하라'는 식의 주입식 광고 문구가 많이 눈에 띈다. 일전의 통신사 티저 광고인 MUST HAVE를 예로 들 수 있겠고, 뭐 더 대지 않더라도 충분히 그런 광고류를 접하고 있다.

문제는 그런 문구들이 정말 마케팅에 도움이 되냐는 것이다. 바야흐로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하루종일 광고를 접하는 요즘 젊은 세대(젊은 세대가 영화를 주로 보겠다)에게 얼마만큼의 설득력을 가질 수 있냐는 것이 문제다.

젊은 세대들은 역발상과 유머, 기발함, 참신함, 연상 등을 이용한 다각적이고 복합적인 광고 기법을 요구하고 있다. 안그래도 답답한 정치 흐름에 넌더리를 치는 촛불세대에게 '뭐뭐 하라'는 식의 문구를 과연 좋게 받아들일까?

그럼, 마케팅에 조예는 없지만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블로거 중의 한명으로서 진보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지금 당신이 살아있음에 감사하세염.

조금 우스꽝스럽고, 천박해보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차피 광고라는거 아무리 고상한 척 해보았자 천박해진지 오래다. 차라리 그것을 인정하고 젊은 세대에게 한발짝 더 나아가자. 그럴때 의외로 보수적이고 비판적인 젊은층으로부터의 지지와 센세이션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ps. 예시가 극단적이고 영화의 격을 낮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그 문구를 본 곳은 영화 포스터와 같은 공식적인 홍보물이 아닌, 길거리 벽보에 여기저기 붙여놓는 '티저형' 홍보 전단지였기에 이런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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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1. 19. 18:11

다크나이트 캐릭터를 브라우저에 비유해 보자! (1/4)

시대의 역작, 배트맨 - 다크나이트를 어제서야 보게 되었습니다. 모종의 경로(?)를 통해서 본 다크나이트, 영화관에서 보았으면 더 좋았을 거란 후회를 해봅니다. 웅장한 사운드나, 두 눈을 가득 메우는 스크린 때문뿐만이 아닙니다. 이 좋은 작품을, 정당한 지불없이 보았다는 서글픈 아련함입니다. 마치 새색시의 아름다운 뒤태를 우연히 열린 방문 틈새로 훔쳐본 느낌일까요. 그래서 저는 이런 죄책감을 감상를 통해 조금이나마 갚아보려고 합니다.


영화 개봉일이 한참 지난 뒤라(종영된 지도 오래되었군요...-_-;) 리뷰들도 많이 올라와서 영화 자체를 논하는 리뷰는 블로그스피어에 스팸만 늘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선악의 개념과 더불어 다크나이트에서 캐릭터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는 혼돈과 질서라는 측면을 심도있게, 아래와 같은 세분화된 주제로, 신선하고 말랑말랑한 리뷰를 준비했습니다.


1. 브라우저에 비유한 <다크나이트> 캐릭터 가치관 분석 - 조커, 하비 덴트, 배트맨

먼저, 주성치님의 웹 브라우저별 가치관분류라는 포스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던젼 앤 드래곤(D&D)류 롤플레잉 게임류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가치관' 캐릭터 분류를 통해 브라우저 생태를 조망하고 있습니다. 질서 선의 파이어폭스와 혼돈 악인 인터넷 익스폴로러만 보더라도 저작자의 의도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네요.


다크나이트의 캐릭터들도 이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가치관을 9종류로 뚜렷이 나누는 것이 불가능해 보일지 모르지만 캐릭터의 커리커쳐를 그리듯이 그 특징을 확대해 해석해 보겠습니다.


조커는 혼돈 악입니다. 먼저 조커는 악을 대표하는 악당입니다. 하지만 악당 캐릭터로 굳힌 그이지만 그는 여느 악당처럼 돈을 탐내지 않습니다. 엄청난 돈을 휘발유로 태워버리는 행위에서 그것을 분명히 합니다. 여색을 밝히지 않습니다. 레이첼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약간의 여성 혐오를 가지고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으나 대체로 여성에 대한 편력은 그다지 없어 보입니다. 그의 범죄 동기는 맹목적인 혼돈 유발입니다.

조커는 제멋대로 난폭하고, 예측할 수가 없고 혼돈의 확산에 전념합니다. 다크나이트에서 조커는 치밀한 계획가처럼 보이는 면도 있으나 그의 계획은 항상 우연성을 보여주고 있어 혼돈의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킵니다. 사회가 의존하는 질서들에 대한 파괴를 지향하기 때문에 배트맨을 어느 때보다 곤경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그럼, 말썽꾸러기 IE가 조커를 나타내게 되는군요. 다음으로 하비 덴트를 살펴봅시다.


초반의 하비 덴트는 질서 선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완고한 질서 선 의지는, 경찰계의 부정, 비리를 넘겨 보지 못해 고든과의 마찰을 일으킵니다. 악의 도시, 고담 시는 이런 강력한 질서 선의지가 필요할 지 모릅니다. 그래서 배트맨은 그를 '빛의 기사(Light Knight)'라고 부르며 고담 시의 새로운 영웅으로 물심양면으로 추대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혼돈 악의 상징, 조커는 그를 질서 선에서 질서 악으로 변화시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앞으로 이어질 <질서의 이중성, 투페이스 하비> 포스팅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질서 악의 화신이 된 '투페이스 하비'는 이제 그의 성정과 얼굴처럼 이중성을 뚜렷이 갖춘 동전을 튕기며 확률이라는 질서로, 자신의 불완전한 이중성에 대한 위안을 삼습니다. 레이첼의 죽음과 이를 방관한 무질서의 사회상을 증오하며 아직 그 질서를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뚜렷한 악으로 변합니다.

다시 브라우저 분류법을 살펴보면, 하비 덴트는 파이어폭스에서 네츠케이프로의 퇴보로군요.


마지막으로 배트맨입니다. 배트맨은 어떠한 가치관일까요, 하비 덴트와 같은 질서 선인가요? 배트맨은 뚜렷한 구분을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주인공이니까요! 그는 스토리가 전개해 가며 자신의 가치관을 발전시켜 나갑니다. 이를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전편인 비긴즈의 내용을 되뇌일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님이 도님에 의해 살해되자 그는 복수심과 두려움 사이에서 혼돈에 빠집니다. 하지만 동굴 속의 체험, 두려움 극복의 여행 등을 통해 배트맨이라는 질서를 확립하고 선의지를 키워갑니다. 하지만 완전하지 않습니다. 그는 당시 고담 시에서 필요한 것이 '완전한 질서 선'이란 자각은 하고 있었으나, 배트맨이 그 질서 선을 완벽히 내세울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그때 나타난 검사, 하비 덴트는 그러한 역할에 적합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조커라는 혼돈 앞에서 질서 악으로 돌변해 버린 그를 보며(이는 질서 선의 성질을 나타냅니다. 후에 포스팅 될 <질서의 이중성, 투페이스 하비> 참조) 배트맨은 '다크 나이트'로의 포지셔닝을 해냅니다. 그것은 바로, 질서 중립입니다. 선을 상징하는 영웅도, 악을 좇는 악당도 아닌, 중도의 미를 건설한 '다크 나이트'입니다.

브라우저 경쟁 구도에서 빠져나와 이상적인 브라우저 서포팅을 목표합니다. KDE 프로젝트HTML 렌더링 엔진 KHTML이 다크나이트(배트맨)를 나타내게 되네요.


제갈공명의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의 삼발이와 같은 세 명의 주요 인물, 조커, 하비 덴트, 배트맨의 가치관을 브라우저에 비유해 보며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주인공 배트맨은 그 어떤 악당보다 조커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조커는 그의 질서를 흔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질서는 선과 악을 구분하는 질서이며, 고담 시(세상)을 대하는 그의 태도,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다음 포스팅 <공포의 조커, "혼돈이 곧 공포다.">에서는 이렇게 배트맨의 질서를 흔드는 조커의 혼돈, 그 혼돈에 대한 정의와 의미를 깊게 이야기하는 장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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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fancyydk 2008.11.20 17:03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있는 관점이네요... 브라우저로 본 다크나이트 ㅎㅎㅎ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본 영화중에 최고로 뽑습니다 ㅎㅎ 극장에서 두번 봤죠 ^^

    • BlogIcon 쟌나비 2008.11.20 21:26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랑 같이 근무하시는 분은 아이맥스 포함해서 4번 정도 봤다고 하네요. ㄷㄷㄷ
      영화 참 잘만들었죠^^ 이른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속편이 다시 기다려지네요!

2008. 11. 14. 17:34

영화 지구, 인간 vs 동물 혹은 귀족 vs 서민


영화 지구의 마지막에 아래와 같은 문구가 나옵니다.

지구 온난화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이어진다면 북극곰은 야생에서 2030년이면 멸종됩니다. If the global climate continues to warm at its present rate, polar bears may be extinct in the wild by 2030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구의 온도 조절 능력이 파괴되어, 지역의 자연적인 물 공급이 점점 예측할 수 없게 됩니다. With global warming disrupting our planet's weather systems supplies of freshwater are becoming increasingly unpredictable
해양 기온의 상승으로 많은 플랑크톤을 죽게 되어, 혹등고래와 같이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해양 생물들의 생존이 위협받게 되었습니다. Rising ocean temperatures have started to kill the plankton on which humpback whales and most other sea life depend

그리고 어딘가에서 편안히, 영화를 보고 있는 우리에게, 지구 보전에 대한 동기 부여의 문구를 던집니다.

변화를 만들기에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But it is not too late to make a difference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봅시다. Find out what you can do

지구에서 인간은 많은 생명체 중 가장 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한 종을 없앨 수도 있을 만큼 큰 힘을 가지고 있죠. 상대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많은 동물들이 인간의 욕심에 의해 생존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런 사실조차 인지하기 힘들죠. 인간이 밀집적으로 활동하는 영역에 그런 자연 생태계가 가시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 아이러니와 함께 교훈을 줍니다. 우리가 여유를 가지고 영화를 볼 동안 동물들은 생존을 위해 자연과 사투를 벌입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그런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왠지, 우리의 욕심 때문에 동식물들이 지구의 한편 구석에서 생의 치열함을 느끼고 있는 것을 모르는 것처럼, 배부른 정치인들도 그들의 욕심에 가려 서민의 경제 형편을 모르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씁쓸해지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아래는 이 영화를 만든 곳의 공식 사이트입니다. Love Earth!
http://www.loveear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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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11.15 09:37 address edit & del reply

    갈수록 더워지니 ;;ㅠㅠ

    • BlogIcon 쟌나비 2008.11.15 09:52 신고 address edit & del

      지구 온난화가 지구의 주기적인 온도 변화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는데 글쎄요...
      내년 여름이 걱정됩니다.

  2. BlogIcon 꽃띠냥이 2008.11.15 11: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공감가는 말이에요..
    배부른 정치인들이 삶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서민들의 사정을 모르는 것과 비슷하다는 말...
    정말 씁쓰름한 현실입니다.

    • BlogIcon 쟌나비 2008.11.15 23:51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문득 제 자신이 배부른 정치인을 욕할 줄만 알았지, 제가 자연에게 그런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3.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11.15 18:04 address edit & del reply

    막상 이렇게 걱정은 하는 저이지만..ㅋ
    지구를위해 ㅋ 그닥 할일이없네요;;

    • BlogIcon 쟌나비 2008.11.15 23:52 신고 address edit & del

      분리수거 잘하시구요, 쓰레기 아무데나 버리지 않구요(특히 산이나 강이나 바다), 자연보호 기부 많이 하세요^^ㅋ

2008. 11. 7. 11:13

한 남자의 과격한 슬픔 극복 프로젝트 - 퀀텀 오브 솔러스(약한 스포일러성 내포)

사랑을 잃은 남자의 마음에 위로 한조각(Quantum of Solace) 남아있지 않은 상태의 본드.

약간의 스포일러
영화 보기 전에 봐도 무방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사람에 따라 분노를 느낄 수도 있는 영화 내용 포함.

본드는 베스터를 잊지 못하고 복수와 임무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다. 자존심 센 본드는 M 앞에서 애써 자신의 감정을 추스린다. 그 위태한 줄다리기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M은 애가 타고, 본드에 대한 신뢰를 의심하며 괴로워한다.

부조리한 재앙 앞에 선 인간은 쉽게 복수를 꿈꾼다. 그 대상이 나와 같은 인간일 때 복수에 대한 갈망은 극에 달한다. 본드는, 부모님의 원수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있던 카밀에게 '단 한방이면 돼'라며 복수를 종용한다. 하지만 복수가 끝나고 허무라는 절망감에 빠져있는 카밀에게는 '죽은 자는 복수를 원하지 않는다'며 새로운 삶을 살아보기를 권한다. 뭔가 줏대가 없어 보인다...-_- 그의 빛나는 주먹처럼 툭툭 내지르는 본드.

마지막에서 본드는 복수를 카밀에게 처음 말했던 것 처럼 '단 한방'으로 끝내지 않았다. 본드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원수를 살려둔다. 그는 '쿨한 공무원'이니까. -_-;; 왠지 자신의 복수에 대한 선택의 갈림길을 정해보기 전에 카밀에게 넌지시 던져보고 다시 생각했던 것 같다. 이기적인 본드, 잔인해. 카밀 지못미.


당신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의 인생을 당신의 손 끝 하나로 결정할 수 있게 될 순간이 찾아왔을 때,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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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아쉬타카 2008.11.07 12:3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어찌나 쿨하시던지 말이죠 ㅎ 쿨하게 자동차 훔치는 모습에선 코믹함까지 느껴지던데요 ㅎ
    저도 트랙백 걸고 갑니다~

    • BlogIcon 쟌나비 2008.11.07 13:48 address edit & del

      So Coooooooooooooooooooooooool

  2. BlogIcon 주성치 2008.11.07 13:48 address edit & del reply

    귀여운 카밀~

    • BlogIcon 쟌나비 2008.11.07 14:00 address edit & del

      제가 아는 동생 중에 나디아 닮은 애가 있는데
      카밀도 나디아 닮았군요.

  3.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11.07 17:45 address edit & del reply

    여주인공 자꾸 보니까 예쁜거같아지는데요...................................................

    • BlogIcon 쟌나비 2008.11.09 07:30 신고 address edit & del

      본드걸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님 ㅋㅋㅋ

2008. 10. 1. 11:43

강의석의 군대 폐지... 이데올로기 대립, 그리고 영화 테이큰.

제목은 거창하지만 내용은 간단하다. 기성 세대에서 당연시 요구되던 것들이, 정보화시대의 가속화와 더불어 사회, 경제, 문화들이 급격히 바뀌면서 요즘 세대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6.25 전쟁 세대들은 살면서 이루어낸 모든 것이 전쟁으로 너무나도 손쉽게 앗아갈 수 있다는 것을 두 눈으로 보았거나 어렸을 적부터 들어왔다. 따라서 군대란 적어도 내 목숨을 지켜주기 위한 생명과도 같은 조직이고, 어려운 상황에서 제 목숨을 내놓고 뛰어드는 UN군이 그 어떤 은혜보다 감사했다.

하지만 지금 세대는 자란 환경이 너무나도 다르다. 어렸을 적부터 공부만 잘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IMF을 겪어보니 돈 없음의 설움을 느꼈고, 부동산 뻥튀기가 실현되는 우리나라에서 목돈이 생명과도 같게 느껴진다.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전쟁은 너무나도 동 떨어진 이야기다.

얼마전, 동생과 나는 사소한 일로 입씨름을 한 적이 있다. 동생이 매 번 가스레인지의 벨브를 안 잠그고 다닌것을 보고 내가 뭐라고 했었다. 동생은 '가스가 셀 일은 거의 없는데 궂이 또 쓸 것을 잠그고 다녀야 되는가?'였고, 나는 '만에 하나 사고가 나면 그런 작은 수고로움을 충분히 덮을 만큼 큰 손해를 입는다'는 생각이었다.

군대 옹호론자들은 그런 만에 하나를 위한 '만반의 대비책'으로 군대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군대 폐지론자들은 '그런 일은 발생되지 않을 뿐더러 발생되더라도 금방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안전 불감증의 기준이 어디까지 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직까지 힘으로 뭔가 해보려는 인간들이 있는 한 군대는 필요하지 않을까? 비록 작은 힘이겠지만 그런 힘이라도 없으면 국제사회에서 개 무시는 피할 수 없다. 일본이 패전하고 군대 해산을 이행해야 했을 때 자위대라도 조직해야 했던 것이 그런 이유일 것이다.


이런 논쟁을 영화한 것이 있다. 직접적으로 '군대 폐지'에 관한 것은 아니지만 안전 불감증에 대한 영화다. 바로 'Taken'. 아버지는 사회를 아주 위험한 곳이라 정의 내리고, 딸은 '별일이야 있겠냐'라고 한다. 대부분이 그 딸처럼 생각한다. 딸 아이는 영화 제목처럼 인신매매범에게 납치된다.


그 아버지처럼 안전에 대해 너무 노심초사한다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하겠지만, 안전 위협이 현실 속에서 엄연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우리에게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나는 생각하는게 너무 보수적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용기가 없어 아무도 나서지 않는 군대 폐지 운동을 내가 먼저 하겠다'라는 강의석이 왠지, 군대 갈 나이가 되니 가기는 싫고, 누군가가 자신을 억제한다는 느낌을 받는데, 온 사회가 암묵적으로 묵인한다는 배신적인 느낌에 그런 자기 보여주기 식 '쇼'를 하는 것 같다.

사실 군 병력의 양적 축소는 국방부 쪽에서도 계획하고 있는 부분이다. 지금 시행되고 있는 군복무 단축도 그런 일환이다. 그리고 장기복무병사(?)같은 소극적 모병제도 실시하고 있다. 사회 경제 흐름에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젊은이들을 군대에서 2년동안 보내라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해다. 단지, 그런 군 문화에는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모든 젊은이들이 의무적으로 군대에 가지 않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

군 내부적으로 생각의 변화가 있고, 그 변화도 가시적으로 전개되는데, 단지 자신이 군대가기 싫다고 나서서 폐지를 외치는 것은 성숙되지 못한 자세같다. 꼭 군대가기 싫다고 외치는 게 아니라도 상황이 그런 것 같아 보인다. 반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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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10.01 16:14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잘 읽었습니다.
    평화가 찾아와야 군대를 해산할 것인가, 군대가 없어져야 평화가 찾아 올 것인가 하는 문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캐캐묵은 문제와 다름없어 보입니다만. 현실적으론 인류가 존재하는 한 군대의 힘이란건 필수 불가결한 요소인 듯 합니다.
    내 집에 도둑 걱정 하지 않고 살게 될 날이 오는 것을 소망하고 경찰이 우리 동네 잘 지켜주길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것 처럼 말이죠.

    • BlogIcon 쟌나비 2008.10.01 18:19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죠.. 사실 집에 도둑 맞는 경우는 뉴스에 노출되는 양에 비해 아주 드뭅니다. 하지만 한번 도둑이 들게되면 문 안 잠그고 나오는 자식을 다그치는 아버지의 이마에 힘즐이 '불끈' 솟아나오게 되죠.
      우리나라는 그렇게 도둑 맞듯이 6.25를 맞았습니다. 초반에 개 털렸죠. 탈냉전에, 남북화합... 글쎄요, 그래도 사실 대문, 방문, 창문을 활짝 열어놓기가 꺼림칙하죠.

  2. BlogIcon 단군 2008.10.01 16:56 address edit & del reply

    개념글이군요...우물가서 쥬스 달라는 것과 다른점이 무언지 상당히 궁금하더군요...그리고, 위엣분도 적절한 비유를 하신것같은 생각이 드는군요...전 개인적으로는 어서빨리 전면 직업 군인제가 도입되었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만 이것도 시간이 좀더 걸려야 하리라고 봅니다...저 놈들 반성해야지요, 철부지 같으니라고...

    • BlogIcon 쟌나비 2008.10.01 18:26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도 전쟁나면 예비군 편성되기 전에 외국으로 도망가고 싶은, 애국심이 부족한 사람 중 한명이지만, 그래도 머리로는 개인의 자유보다는 국가의 자유가 우선시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국가 개념을 없애고 치안 유지를 위한 '지구 수호 무력 단체'를 만드는 거지요. 목적은 테러.폭동 진압 그리고 외계인(?) 침략 방어ㅎㅎ 그러면 한 곳에 전쟁이 날 때 도망가도 국가 개념이 없기에 매국놈이란 비난은 피할 수 있겠죠.

  3. BlogIcon 베이(BAY) 2008.10.01 20: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징병제 폐지와 모병제 도입을 찬성합니다. 군축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머릿수만으로 군 전력 평가가 어려운 것은 군 수뇌부들도 다 아는 사실인데... 군인 숫자가 줄어 부대수가 줄어들면 스타를 다는 일이 전보다 어려워져서 군 장성들이나 간부들이 군축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답니다. 실제로 예비군제도를 폐지해도 많은 예비군사단들이 없어지면 그만큼 사단장(소장이나 준장급)의 숫자가 줄어드니 인사적체가 장난이 아니겠지요.

    무조건 그들한테 니 밥그릇 챙기는게 장떙이냐고 욕할수는 없습니다. 갑작스런 변화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시간을 두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데, 이를 민감하다고 묻고 묻고 넘기고 하는게 더 경계할 일이라고 봅니다. 군 내부에서도 차츰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군요.

    • BlogIcon 쟌나비 2008.10.02 09:36 신고 address edit & del

      제가 생각하지 못한 측면이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

  4.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10.02 13:57 address edit & del reply

    전 그냥 걔 표정이 싫어요~ 뭔가 의도가 느껴지는 표정이.

  5.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10.02 15:59 address edit & del reply

    공감가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 BlogIcon 쟌나비 2008.10.02 16:03 신고 address edit & del

      제 어설픈 글이 공감가셨다니 다행이네요. ;-)

  6. BlogIcon 마래바 2008.10.04 08: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군대가 없어지는 세상은 누구나 바라는 이상이겠지요.. 그러나 이상으로 끝날 겁니다.
    세상엔 인간이 존재하는 한 절대 전쟁은 없어지지 않을 거라 확신하거든요..
    물론 강제로 군대 징집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반대입장입니다.
    지원제도가 도입되어야 겠지만, 아직까지는 시기 상조구요.

    그리고 강군, 흠... 개인적으로는 튀려는 행동 외에 다른 것이 보이질 않네요.
    뒷얘기가 진실인지는 모르겠으나, 그의 행적을 주욱 보면 그런 느낌이 강하네요. ^^;;

2008. 9. 16. 11:40

신기전(神機箭)의 놓치기 쉬운 명대사 (스포일러)

저 소나무는 고려 때 것이냐, 조선 때 것이냐?
설주(정재영)는 호위무사 창강에게 화약을 만들 수 없다고 뿌리치고 나서 절에 있는 형, 금오(이경영)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금오에게서 위 대사와 함께 화약을 만들라고 권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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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주가 우리나라의 중대사를 승낙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나랏일을 하다가 억울하게 역적으로 몰려 부모님이 돌아가셨기 때문이지요. 금오도 마찬가지입니다. (금오와 친 형.동생 사이인지 그냥 아는 형.동생 사이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둘의 부모님이 그 일로 돌아가신 건 대사에서 확실히 나옵니다.) 그래서 금오는 절에 온 것이라고 하죠.

금오는 자신의 부모도 나랏일을 하다가 억울하게 역적으로 몰려 돌아가셨지만 설주에게 다시 그 나랏일을 하도록 권합니다. 다시 뒤에 돕기도 합니다. 금오의 그런 생각의 이면을 표현하는 것이 바로 위 대사입니다.

산 속의 소나무 중에는 고려 때 부터 자란 소나무도 있고 조선 때 부터 자란 소나무도 있습니다. 고려-조선 교체기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것과 같은 역사가 지나갔지만, 소나무는 고려 때 자란 소나무든, 조선 때 자란 소나무든, 서로 어울려, 세월이 무상한 마냥 산 귀퉁이에 무심히 서있을 뿐입니다.

이방원은 고려조 충신 정몽주에게 조선조 건국에 동참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하여가'로 알려진 아래의 시조를 읊었습니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긔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어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그러나 정몽주는 단심가로 답했습니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 백번 고쳐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정몽주는 이성계의 정황을 살피기 위해 그를 만나보고 귀가하던 중, 개성 선죽교에서 조영규와 그 일파에게 암살당했습니다.

금오는 불교의 귀의하면서 인생사의 허망함을 느꼈습니다. 세월은 강물처럼 흐르는데 개인의 감정 때문에 고민과 번뇌가 생긴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는 동생인 설주에게 지나간 부모의 억울한 죽음은 잊고, 다시 억울한 죽음이 있더라도 대의를 위해 화약을 만들라고 설득합니다. 그 신념의 확증은 손가락이 잘리고 칼에 베여 죽는 순간까지 비밀을 지킨데서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나무의 비유로 '세월의 무상함'과 '호국의 충'을 같이 설한다는 점에서 모순이 없지는 않습니다. 또한 대량살상무기의 개발로 민족의 자존심을 지킬 수 밖에 없던 당시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영화관에서 보실 분은 가벼운 마음으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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