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 덴트'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12.03 다크나이트 - 질서의 이중성, 투페이스 하비 (3/4) (2)
  2. 2008.11.26 다크나이트 - 공포의 조커, "혼돈이 곧 공포다." (2/4)
  3. 2008.11.19 다크나이트 캐릭터를 브라우저에 비유해 보자! (1/4) (2)
2008. 12. 3. 22:42

다크나이트 - 질서의 이중성, 투페이스 하비 (3/4)

리뷰를 한 번에 써야 되는데 질질 끌었네요. 맙소사! 그래도 좀 구차하겠지만 사나이 한 번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랬다고 괜한 짓을 한 번 해봅니다. 다크나이트 리뷰 4부작 중 세번째 포스팅, 투페이스 하비에 대해 알아봅시다.

저질(低質) 포스트에는 역시 짤방 필수!


아주 멀고도 먼 옛날 학창시절, 자기 딴에는 본분을 다한다며 까칠하게 굴던, 못난 범생이 반장을 겪어본 적 있으신가요? 조금만 떠들어도 이름 적고, 친구들은 종종 까먹을 때 준비물 안 챙겨온 적이 한 번도 없고, 숙제는 꼬박꼬박, 모범적이나 왠지 정이 안 붙여지는 그런 친구 말이죠.

제가 봤던 이름모를 만화에서는 그런 원칙을 잘 지키는 범생이 반장이 젤 나쁜놈으로 변합니다. 왠지 저는 거기에서 하비 덴트가 생각났습니다. 첫번째의 다크나이트 리뷰 포스팅에서 하비 덴트가 질서 선에서 질서 악으로 변했다고 했습니다. 그것과 연관지어 생각해 봅시다. 저 반장과 같은 하비 덴트는 어떻게 선에서 악으로 갑자기 변할 수 있었을까요?

전 두가지를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는 분명한 '질서', 그리고 다른 하나는 가치관 결정의 '근원 부족'입니다. 질서는 규칙을 만들고 자기 행동의 일관성을 보장합니다. 직선으로 걸어가는 보행자와 같죠. 술 취한 사람을 혼돈의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는 비틀비틀 걸어가거나 제자리를 맴돌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 의해 전진 방향이 바뀌게 되면 그 길로 방향을 틀고 다시 걸어갑니다. 방향의 전환이 한 번 일어나게 되면 뒤도 안돌아보고 매정히 걸어가죠. 왜냐하면 그는 질서를 따르는 것에 의심이나 두려움이 없거든요.

하비 덴트는 투페이스 하비로 방향 전환을 했습니다. 조커가 잠재적 가능성을 보고 바람을 잡긴 했으나 어찌되었건 근본적인 이유는 가치관 결정의 '근원 부족'입니다. 하비 덴트는 배트맨 처럼 선의지의 확고한 뿌리를 가지고 있지 못했습니다. 마냥 법이라는 규칙을 따를 줄만 알았지 법의 근원이 되는 선의 의미를 자각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옥소리씨의 간통죄 재판 결과(옥소리의 간통과 간통제의 폐지 by 강아지풀)가 생각나네요.

사실 이러한 현상은 현대 사회에서도 젊은 층을 위주로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효도는 왜 해야하는지, 국가에 대한 충성은 왜 해야하는지, 신은 있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감들이 기성세대와의 마찰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최근들어 급격화된 광고 매체 노출의 증가로 젊은 세대들이 일단 의심하고 보는 습관과 이성과 논리, 눈에 보이는 사실을 중시하는 성향이 이러한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가치관 정립의 '근원'이 분명해지 못했던 하비 덴트는 흔들렸습니다. 거기다가 질서 의식은 또 투철해서 조커의 꼬드김 한 번에 악의 길을 걷기로 합니다. 조커와는 다른 악인이 탄생한거죠. 투페이스 하비는 계획적이고 규칙이 있으며 목적이 있는(그것이 비록 잘못된 것일지라도) 악당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하비 덴트의 행운의 동전을 살펴보고 싶습니다. 원래 하비 덴트의 동전에는 양면이 같은 면이었습니다. 가끔 동전을 던져서 행동을 정하곤 하는 듯했지만 사실은 앞면만 있어 결정은 실상 자신이 해 온 것입니다. 단지 자신의 불확실한 선의지를 이 행운의 동전에 의지해 이루고 있었던 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러나 마음과 몸에 쓰라린 상처를 안겨준 화재가 있은 후 동전의 한 면이 새카맣게 타 버렸습니다. 이는 하비 덴트의 심정의 변화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제 그는 앞면과 뒷면이 나누어진 동전을 들고 천역덕스럽게 예전과 마찬가지로 동전을 던져 결정을 합니다.

이제 하비 덴트가 질서 선이었다는 점에 의문을 품어 봅니다. 정말 하비 덴트는 질서 선이었을까요? 그렇지 않다면 그건 불완전한 선의지에 그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냉혹하게 평가하자면 위선적이다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위선적이다라는 것은 자신의 속마음과 행동이 다를 때 일컫는 말입니다. 내 마음 속으로는 '지금 경제가 어려운데...'라고 생각하면서 '지금이 투자할 때입니다. 투자로 경기 활성화를 도모합시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자신은 투자할 생각이 없으면서 말은 옳은 소리 한다는 것, 결코 입으로 의로움을 얻을 수 없습니다. 하비 덴트 역시 인류애가 없는 법치를 말한다는 것에서 그런 위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의 다크나이트 리뷰 포스팅에서 질서 중립의 배트맨 - 다크나이트를 말하며 끝을 맺은 바 있습니다. 어둠의 기사. 그는 어떻게 그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을까요? 다크나이트 리뷰의 마지막인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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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다 2008.12.04 09:12 address edit & del reply

    리뷰 잘 봤습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크로넨버그의 폭력 시리즈(폭력의 역사, 이스턴 프로미스)에서 폭력을 억압하기 위한 폭력 마냥 조커의 카오스와는 다른 투페이스 하비의 질서에 관한 그 한 끗 차이와 양면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더군요. ^^

    • BlogIcon 쟌나비 2008.12.04 10:35 신고 address edit & del

      양면성 하니까 생각나네요. 제 주변에는 이런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웃고 떠들며 즐기는 행동을 하지만 갑작스럽게 진지해지고 깊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약간의 이중성 말입니다. 그 이중성은 특히 가치관을 정립해나가는 청소년/청년기에서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2008. 11. 26. 22:04

다크나이트 - 공포의 조커, "혼돈이 곧 공포다." (2/4)


혼돈, 영어로 카오스(Chaos)는 저에게 LG(Lucky Goldstar)에서 나온 세탁기인 카오스 세탁기 때문에 알게 된 단어였습니다. 카오스 이론이 유명세를 타면서 세탁기에도 적용한 건데, 쉽게 말하자면 뒤죽박죽 세탁기 통을 돌리면 규칙적으로 돌아가는 세탁기 보다 더 세탁이 잘 되더라는 것을 시발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조커는 "혼돈이 곧 공포다"라고 말합니다. 혼돈이 왜 공포가 되는 것일까요?


혼돈은 질서 없음을 말합니다. 규칙성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예측할 수 없고 불안정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인간은 그런 불확실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 걸 불안해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번지점프대 앞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하는 불확실성이 공포심을 증대시킵니다. 특히, 인간이 가장 공포심을 느낀다는 20m는 그 불확실성이 공포를 증대한다는 말을 더욱 확실히 합니다. 그건 아마도 너무 높으면 죽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죽을 수도 있고 살 수도 있는 높이가 가장 공포심을 느끼게 해서 아닌가 싶습니다.

조커는 그런 공포의 성질을 간파했습니다. 돈을 목적으로 하는 범죄자는 돈으로 다스리면 되고, 명성을 목적으로 하는 범죄자는 명성을 쥐어주면 달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커는 무엇으로 달래나요? 그 생각이 미치면 공포에 빠집니다. 그는 아무것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다만 그는 질서를 조금이나마 움켜쥐려는 사람들로 하여금 혼돈으로 그 질서를 파괴하고 심연의 공포로 빠져들게 합니다.

요즘 흉흉한 사회 소식때문에 그런지 길거리를 걷다보면 약간의 공황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가만히 걸어가다가 '차에 갑자기 치이는 것은 아닌가', '저 사람이 내 지갑을 훔쳐가지 않을까' 하는 것 말입니다. '나' 밖의 세계는 혼돈으로 인식한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질서라는 저만의 세계를 생각하고 그 세계가 침범받길 두려워합니다.

그렇게 자기만의 질서를 확립하고 완전한 선을 꿈꾸는 검사가 있습니다. 그는 바로 '하비 덴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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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1. 19. 18:11

다크나이트 캐릭터를 브라우저에 비유해 보자! (1/4)

시대의 역작, 배트맨 - 다크나이트를 어제서야 보게 되었습니다. 모종의 경로(?)를 통해서 본 다크나이트, 영화관에서 보았으면 더 좋았을 거란 후회를 해봅니다. 웅장한 사운드나, 두 눈을 가득 메우는 스크린 때문뿐만이 아닙니다. 이 좋은 작품을, 정당한 지불없이 보았다는 서글픈 아련함입니다. 마치 새색시의 아름다운 뒤태를 우연히 열린 방문 틈새로 훔쳐본 느낌일까요. 그래서 저는 이런 죄책감을 감상를 통해 조금이나마 갚아보려고 합니다.


영화 개봉일이 한참 지난 뒤라(종영된 지도 오래되었군요...-_-;) 리뷰들도 많이 올라와서 영화 자체를 논하는 리뷰는 블로그스피어에 스팸만 늘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선악의 개념과 더불어 다크나이트에서 캐릭터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는 혼돈과 질서라는 측면을 심도있게, 아래와 같은 세분화된 주제로, 신선하고 말랑말랑한 리뷰를 준비했습니다.


1. 브라우저에 비유한 <다크나이트> 캐릭터 가치관 분석 - 조커, 하비 덴트, 배트맨

먼저, 주성치님의 웹 브라우저별 가치관분류라는 포스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던젼 앤 드래곤(D&D)류 롤플레잉 게임류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가치관' 캐릭터 분류를 통해 브라우저 생태를 조망하고 있습니다. 질서 선의 파이어폭스와 혼돈 악인 인터넷 익스폴로러만 보더라도 저작자의 의도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네요.


다크나이트의 캐릭터들도 이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가치관을 9종류로 뚜렷이 나누는 것이 불가능해 보일지 모르지만 캐릭터의 커리커쳐를 그리듯이 그 특징을 확대해 해석해 보겠습니다.


조커는 혼돈 악입니다. 먼저 조커는 악을 대표하는 악당입니다. 하지만 악당 캐릭터로 굳힌 그이지만 그는 여느 악당처럼 돈을 탐내지 않습니다. 엄청난 돈을 휘발유로 태워버리는 행위에서 그것을 분명히 합니다. 여색을 밝히지 않습니다. 레이첼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약간의 여성 혐오를 가지고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으나 대체로 여성에 대한 편력은 그다지 없어 보입니다. 그의 범죄 동기는 맹목적인 혼돈 유발입니다.

조커는 제멋대로 난폭하고, 예측할 수가 없고 혼돈의 확산에 전념합니다. 다크나이트에서 조커는 치밀한 계획가처럼 보이는 면도 있으나 그의 계획은 항상 우연성을 보여주고 있어 혼돈의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킵니다. 사회가 의존하는 질서들에 대한 파괴를 지향하기 때문에 배트맨을 어느 때보다 곤경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그럼, 말썽꾸러기 IE가 조커를 나타내게 되는군요. 다음으로 하비 덴트를 살펴봅시다.


초반의 하비 덴트는 질서 선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완고한 질서 선 의지는, 경찰계의 부정, 비리를 넘겨 보지 못해 고든과의 마찰을 일으킵니다. 악의 도시, 고담 시는 이런 강력한 질서 선의지가 필요할 지 모릅니다. 그래서 배트맨은 그를 '빛의 기사(Light Knight)'라고 부르며 고담 시의 새로운 영웅으로 물심양면으로 추대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혼돈 악의 상징, 조커는 그를 질서 선에서 질서 악으로 변화시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앞으로 이어질 <질서의 이중성, 투페이스 하비> 포스팅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질서 악의 화신이 된 '투페이스 하비'는 이제 그의 성정과 얼굴처럼 이중성을 뚜렷이 갖춘 동전을 튕기며 확률이라는 질서로, 자신의 불완전한 이중성에 대한 위안을 삼습니다. 레이첼의 죽음과 이를 방관한 무질서의 사회상을 증오하며 아직 그 질서를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뚜렷한 악으로 변합니다.

다시 브라우저 분류법을 살펴보면, 하비 덴트는 파이어폭스에서 네츠케이프로의 퇴보로군요.


마지막으로 배트맨입니다. 배트맨은 어떠한 가치관일까요, 하비 덴트와 같은 질서 선인가요? 배트맨은 뚜렷한 구분을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주인공이니까요! 그는 스토리가 전개해 가며 자신의 가치관을 발전시켜 나갑니다. 이를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전편인 비긴즈의 내용을 되뇌일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님이 도님에 의해 살해되자 그는 복수심과 두려움 사이에서 혼돈에 빠집니다. 하지만 동굴 속의 체험, 두려움 극복의 여행 등을 통해 배트맨이라는 질서를 확립하고 선의지를 키워갑니다. 하지만 완전하지 않습니다. 그는 당시 고담 시에서 필요한 것이 '완전한 질서 선'이란 자각은 하고 있었으나, 배트맨이 그 질서 선을 완벽히 내세울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그때 나타난 검사, 하비 덴트는 그러한 역할에 적합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조커라는 혼돈 앞에서 질서 악으로 돌변해 버린 그를 보며(이는 질서 선의 성질을 나타냅니다. 후에 포스팅 될 <질서의 이중성, 투페이스 하비> 참조) 배트맨은 '다크 나이트'로의 포지셔닝을 해냅니다. 그것은 바로, 질서 중립입니다. 선을 상징하는 영웅도, 악을 좇는 악당도 아닌, 중도의 미를 건설한 '다크 나이트'입니다.

브라우저 경쟁 구도에서 빠져나와 이상적인 브라우저 서포팅을 목표합니다. KDE 프로젝트HTML 렌더링 엔진 KHTML이 다크나이트(배트맨)를 나타내게 되네요.


제갈공명의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의 삼발이와 같은 세 명의 주요 인물, 조커, 하비 덴트, 배트맨의 가치관을 브라우저에 비유해 보며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주인공 배트맨은 그 어떤 악당보다 조커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조커는 그의 질서를 흔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질서는 선과 악을 구분하는 질서이며, 고담 시(세상)을 대하는 그의 태도,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다음 포스팅 <공포의 조커, "혼돈이 곧 공포다.">에서는 이렇게 배트맨의 질서를 흔드는 조커의 혼돈, 그 혼돈에 대한 정의와 의미를 깊게 이야기하는 장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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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fancyydk 2008.11.20 17:03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있는 관점이네요... 브라우저로 본 다크나이트 ㅎㅎㅎ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본 영화중에 최고로 뽑습니다 ㅎㅎ 극장에서 두번 봤죠 ^^

    • BlogIcon 쟌나비 2008.11.20 21:26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랑 같이 근무하시는 분은 아이맥스 포함해서 4번 정도 봤다고 하네요. ㄷㄷㄷ
      영화 참 잘만들었죠^^ 이른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속편이 다시 기다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