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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 2. 23:20

함께한다는 것...


제가 아는 아주 유능한 분은 이곳 저곳에서 미팅, 강의, 인터뷰 요청이 끊이지 않습니다. 모든 일정을 소화할 만큼 여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주어진 기회를 누리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부인되시는 분은 마음이 평온치 않습니다. 그 부인은 결혼한 이후 그 분과 함께 집안에서 커피를 마시며 여유있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했습니다. 그게 행복인줄 알았습니다.

철없던 대학교 초년생 시절 종종 데이트를 즐겼습니다. 그러면 으레 찾는 곳이 영화관입니다. 서로를 알아가야할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입을 다문채 스크린을 바라보면서 태반의 시간을 보냅니다. 무언가 보고, 무언가 즐겨야 좋은 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에서 '함께'가 단지 옆에 있음을 의미한 적이 많았습니다.

금식수련회가 끝나고 지난 신정, 1월 2일 특별(?)휴가를 얻어 근 4개월 동안의 휴일없이 쉴틈없는 시간들을 위로하는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무언가 쫓기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해야하고, 못해본 걸 해야하고, 지금까지 미뤘던 것들을 해야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것이 생겼습니다. 정신없이 이것 저것 하다보니 지금은 그 꿈같은 휴일마저도 끝나갑니다.

차가운 대지를 지긋이 영상 기온으로 살짝 들어올렸다가 다시 맥없이 추락하는 저 태양을 보내버리고 어두운 골방에서 모니터를 마주하니 자뭇 제 자신이 새롭습니다. 그러면서 객관화된 나를 바라볼 때 그간 내가 '나 자신과의 함께 함'을 놓친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신없이 적어놓은 TODO LIST를 시행하다보니 저 자신과의 대면의 시간은 오히려 분주할 때보다 더 못했습니다.

새해 1월 입니다. 2개월 간의 풋내기 요리사에서 다시 설거지, 청소꾼으로 돌아왔습니다. 기름때가 잔뜩 낀 후라이팬과 씨름한 후 뻐근한 허리를 피며 식탁 의자에 앉았습니다. 포크송이 흘러나오는 아이팟 이어폰을 꽂고 맑은 정신과도 같은 차가운 오미자 차 한 잔을 홀짝 거렸습니다. 저는 저 자신과의 재회를 위해 쑥스러운 첫마디를 꺼내며 대화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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